No.04

셔틀콕은 아직 둥지를 틀지 않았다

leejamongsupark

절벽에서 비행하며 생존 전략을 세운다

시공간이 뒤틀린다는 가설 하에 전문가들은 똘똘 뭉쳐 습관의 개념을 다시 연구했다

발톱을 물어뜯는 건 불안 증세와 관련 없다

난독은 그저 칼슘의 문제다

내 앞에는 앞니 빠진 삼촌이 앉아 있고

구멍 사이로 유연함을 배웠다

삼촌 좋아하는 주꾸미 구이 배 터지게 사줄게 그니까 내 앞에서 계속 웃어줘

시공간이 뒤틀린 시점으로

우리 가족은 화목하다

헌법도 우리를 무너트리지 못한다

전세 사는 한양 아파트도 무너지지 않는다

복도는 아카시아 향기로 진동한다

이 도시에는 십자가가 너무 많다

벌하소서 벌하소서 비가 내린다 태풍이 온다는 소식이 들린다

빗방울은 공중에서 각기 다른 장르를 꿈꾼다

조류의 한 개체는 망가지는 우산살을 보고 날갯짓을 깨우쳤습니다

저 개는 이제 눈이 멀어 잠만 잔다

눈곱 떼어줄 때 공포에 질리고 내가 널 무척 아낀다는 걸 잊지 마

뒤틀린 시공간도 하루에 두 번은 맞는다

노랑이 멍 하고 짖는다 멍

절벽은 정말 은신하기 좋은 지형입니다

허공에서 나는 무엇이든 된다

멍들지 않는다

자기는 너무 무례해요

초대받은 손님이 냉장고를 마음대로 열면 안 되잖아요

깊숙이 숨긴 야채부터 고기까지

모조리 꺼내

단숨에 집어삼키는

절 언제까지 모욕감 느끼게 할 건가요

치가 떨려요

그만해요 어서

제 사랑 되돌려주세요

파라솔 아래 하이힐이 있다

파라솔이 히죽히죽 웃는 바람에

하이힐은 멍든 자두를 바다에 던진다

씨앗은 말랑한 독기를 품는다

난독은 다시 검토하니 광합성의 문제다

눈이 알록달록해서 눈을 뽑았다 구멍 사이로 차분한 바람이 분다

셔틀콕은 아직 둥지를 틀지 않았다

순정파는 순정파 만나야지 잘 살아

우리 둘 중 한 명은 미치지 않았어

바닥으로 떨어지는 눈물은

빗방울보다

조금 더 외롭다

내가 지는 스포츠 할래